
최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기업 및 단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동물병원들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데, 물품 후원, 기금 기탁 등 간접적 활동부터 동물의료봉사,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 등 직접적인 활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동물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도한 진료 요구로 스트레스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인 진료비 감면 서비스는 취약계층과 유기동물 등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동물들에게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고, 나아가 동물병원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는 수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단체에서 기부금 명목으로 유기동물 무료 치료를 요구하는가 하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SNS에 부정적인 게시글을 올려 동물병원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경우도 있어 많은 수의사들이 진료비 감면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특정 병원에서 보호자의 과도한 요구를 들어줄 경우 다른 동물병원에도 피해를 줄 수 있어 어느 선까지 감면 해줄지 그 기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부 병원에서 받은 서비스를 당연하다고 생각해 다른 병원에도 같은 할인폭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할인폭에 대한 병원 자체적인 가이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
원내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동물병원들은 이처럼 일부 보호소 및 단체의 유기동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대처할 수 있는 감면 대상, 감면 질병의 범위, 감면 금액의 한도 등 명확한 원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과도한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고, 결국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병원의 경우 비싼 진료비를 감면해 달라고 요구하는 보호자에게 제대로 응대하지 못해 운영상에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어 자체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료비 감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 동물병원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한부모가족, 관공서를 대상으로 감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때 지원 대상임을 증명할 수 있는 수급자증명서, 차상위계층 확인서, 한부모가족 증명서 등의 서류를 받고 있다.
또 반려동물의 주인이 아닌 사람이 주인인 것처럼 위장해 부당하게 감면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어 반려견의 경우 동물등록이 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미등록 견의 경우 동물등록 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등록이 어려운 동물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 키우는 반려동물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원할 수 있는 질병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물병원의 경우 질환에 따라 진료비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치료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보호자에게 미리 공지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
고난이도 수술의 경우 대부분 수술비가 고가여서 미리 공지하지 않을 경우 보호자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진료비 감면 서비스는 동물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고, 생명을 존중하는 병원이라는 인식을 보호자에게 심어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진행할 경우 병원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주변 병원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병원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한 선을 정해 진료비 감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