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제30대 학장에 조제열(수의생화학교실) 교수를 신임 학장으로 선출했다. 조제열 학장은 국내 수의생화학 분야의 연구 발전 선도자로서 반려동물과 인간을 비교하는 ‘비교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개의 후성 유전체 지도를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후성유전학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앞으로 2년간 서울대 수의대 학장으로서 다양한 연구와 교육 혁신을 통해 학문적 발전을 도모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 학장 취임 소감은
그동안 꿈꿔왔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소임을 맡은 것이 기분이 좋으면서도 막중한 미션과 책임이 주어져 상당히 어깨가 무겁다. 오늘날 사회는 우리에게 품격 높은 수의대가 되길 요구하고 있다. 이에 공감과 소통, 그리고 공동체 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세계적인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Q. 서울대 수의대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서울대 수의대는 연구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임상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의대로 도약하기 위해 ‘공·소·공’의 가치를 핵심 이념으로 삼고 나아가고자 한다.
먼저 ‘공감(Compassion)’이다. 수의사는 동물과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감정을 깊이 공감할 줄 아는 전문가여야 한다. 서울대 수의대는 동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공감력 높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두 번째는 ‘소통(Communication)’이다. 타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능력은 수의사의 핵심 자질이다. 진료뿐만 아니라 학문과 사회적 연계를 통한 소통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교류할 줄 아는 인재를 배출하고자 한다.
세 번째는 ‘공동체 실현(Community Engagement)’이다. 개인의 이익을 넘어 지구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수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러한 공동체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Q. 서울대 수의과대학만의 강점은
서울대 수의대는 21세기에 들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가장 큰 강점은 2019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수의사회 교육위원회(AVMA COE)로부터 인증을 획득하며 세계적 수준의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신축 동물병원, 생명공학연구동,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및 대동물병원을 성공적으로 건립했으며, 현재 목장시설 구축과 기존 동물병원의 증·개축을 위한 예산 확보 및 설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Q. 학생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나
개강총회에도 참석하고, 학생회 및 집행부와 자주 간담회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동아리 부원들과의 면담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는 더 많은 학생에게 봉사 기회를 제공하고자 서울대 수의대 봉사단을 조직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봉사활동은 주로 동아리를 중심으로 진행돼 학생들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키진 못했다. 따라서 학교 차원의 공식 봉사단을 통해 더욱 다양한 유형의 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Q.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가장 필요한 것은 임상교육 개선이다. 임상 교육의 다양성 확보를 비롯해 핸즈온 교육 및 산업동물 교육 확대 등을 개선해야 한다. 또 현재 임상 교원이나 관련 시설 등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양질의 교육이 제공되기 위해서는 제도나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Q.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이번 집행부의 모토를 ‘소통과 내실을 다져 공동체 실현’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다섯 가지의 핵심 전략을 세웠다.
가장 먼저 AVMA 재인증 성공 달성이다. 현재 미국수의사국가시험 모의고사를 통해 학생들의 시험 준비를 돕는 것은 물론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의법의학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부검 병리 교육를 강화하는 등 수의학 교육의 양적 향상과 질적 향상을 고루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오는 11월 있을 재인증 현장 실사에 대비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해 재인증을 위한 제반 준비를 철저히 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통합 6년제 교과과정을 마련해 2027년부터 보다 전문적이고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입학 후 1년간 교양과 예술 등 인문적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고, 2년차부터는 임상을 포함한 교과과정을 더욱 구체적으로 구성하고자 한다. 제대로 된 임상 교육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세 번째는 동물병원 대응 자금 확보다. 현재 동물병원 증·개축을 위한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인데, 본격적인 재건축을 위해서는 대응 자금 마련이 필수다. 따라서 동물병원장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네 번째는 질병진단센터(D-Lab)와 임상시험센터의 실질적인 운영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동기기실을 설치해 연구 인프라를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담 인력을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조직 구축을 위한 규정과 제도를 전면 개정해 교원 채용 및 평가 기준을 개선하고,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려고 한다. 모든 공약 사항이 ‘空’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