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과 개원가 상생 방향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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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과 개원가 상생 방향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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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93호] 승인 2025.04.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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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가 설립한 사업지주회사 SNU홀딩스의 자회사인 스누펫이 최근 서울 광진구에 반려동물 건강검진센터인 ‘SNU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 수의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에 서울시수의사회(이하 서수회)는 지난 3월 30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며 분회별 서명 운동 및 성명서 발표 계획을 밝혔다.

스누펫 측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조기 진단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 유지 및 증진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일반 진료를 하지 않음으로써 주변 동물병원과 상생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반려동물의 전 생애 주기에 따른 데이터 확립을 목표로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된 반려동물은 서울대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이 아닌 지역 동물병원으로 안내해 로컬 동물병원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 비영리법인이 동물병원을 개설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될 만한 요소는 없어 보인다. 다만 해당 센터 설립이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는 대학이 공공기관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공익적 역할이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업 추진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개원가에서는 이러한 사업이 서울대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다는 비판과 함께 지역 동물병원과의 불공정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대가 지역 수의사들과의 상호 협력보다는 오히려 경쟁을 촉진하고 있으며, 결국은 서울대 수의대가 배출한 졸업생들에게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SNU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의 설립이 지역 동물병원과의 경쟁 구도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수의사들의 우려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따라서 서울대는 사업 추진의 이유와 목적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지역 수의사들과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 수의사들 사이에서 더욱 큰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에 동물병원을 개원한 임상수의사는 물론 서울에 있는 수의과대학 교수들도 다 같은 서수회 회원인데 한쪽 회원들의 의견만 들어 그들의 입장만을 관철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개원가와 대학은 엄밀히 말하면 상호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의계는 지역 중심으로만 지부를 구성하고 있다보니 수의대 공직의들 역시 같은 지역 수의사회에 소속돼 있는 또다른 회원임에도 이번 반려동물검진센터 설립처럼 상호 이해관계가 반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 수의사회는 대학이 아닌 개원가 입장에 서게 된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수의계도 대학 공직 회원들로만 구성된 ‘공직수의사회’ 지부를 따로 만들 필요가 있다. 각 수의사회는 오롯이 해당 지역 임상수의사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일하고, 공직지부는 공직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함으로써 상호 의견을 절충 보완하면서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대학은 단순한 영리적 사업이 아닌 지역 병원들과 협력해 반려동물 건강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익적 사업을 도모함으로써 임상의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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