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불만 소형병원서 더 많이 발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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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불만 소형병원서 더 많이 발생해”
  • 강수지 기자
  • [ 296호] 승인 2025.05.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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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엔, 동물병원 경영지표 발표…소형병원 신규환자 월 18마리 그쳐 예약율 30%로 올려야

국내 동물병원들은 현재 양극화의 경계에 서 있다. 대형 동물병원은 매출과 내원 환자 수 등 여러 조건에서 견고한 성장 또는 유지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중소형 동물병원은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기존 고객 이탈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우리엔(대표 고석빈)이 개최한 ‘제2회 우리엔 개원 세미나’에서 심훈섭(우리엔 VET사업본부) 본부장이 발표한 ‘신규 개원 동물병원을 위한 데이터 경영(동물병원 경영지표 2022~2025)’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비 지난해 소형 동물병원의 총매출은 약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실제 감소 폭은 그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소형 동물병원의 내원 건수는 최대 약 20%까지 줄었고, 그 중 재방문 고객 비율은 대형 동물병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내원 건수 하락 추세
내원 건수는 동물병원 매출을 나타내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이자 현실이다. 

우리엔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소형 동물병원의 방문 환자 수는 2022년 대비 지난해 평균 10~20% 줄었다. 특히 월 매출 2천만 원 정도의 규모를 갖춘 소형 동물병원은 방문 환자당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형 동물병원은 꾸준히 월 1천 마리 이상의 진료 건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형 동물병원은 월 180마리에서 160마리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병원의 생존과 직결된 경영지표다.


신환 유입 정체 및 기존 고객 이탈
신규 환자 수도 급감했다. 대형 동물병원이 월 150~160마리 정도의 신규 환자를 유치하고 있는 반면 소형 동물병원은 월 18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하루에 채 한 마리의 환자도 방문하지 않는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기존 고객의 이탈이다. 동물병원에 다녀간 고객 중 18개월 동안 재방문하지 않은 고객을 뜻하는 ‘이탈 위험군’은 소형 동물병원의 전체 내원 고객 중 25~30%를 차지한다. 이들은 가장 가까운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안 아파서’, ‘바빠서’라는 이유로 재내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체계적인 고객 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심훈섭 본부장은 “지속적으로 가능한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탈 위험 환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라면서 “소형 동물병원일수록 이탈 위험 환자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나 접근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당 진료비도 제자리걸음
대형 동물병원들은 내원 건당 진료비를 2022년 대비 약 14% 정도 끌어올리며 물가 상승률을 상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소형 동물병원의 내원 건당 진료비는 정체돼 있거나 상승 폭이 미미하다. 진료비를 올려야 한다는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보호자들의 불만을 우려해 적극적인 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진료비에 대한 보호자들의 불만은 소형 동물병원에서 더 많이, 더 자주 나타난다. 이는 단순히 진료에 대한 불만을 넘어 진료 과정에 대한 신뢰 형성과 설명 부족, 재진 관리 부재 등 전반적인 컴플라이언스의 실패를 의미한다.


예약 시스템과 재진 관리는 필수
이날 심훈섭 본부장은 소형 동물병원 경영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4가지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양방향 진료 F/U 시스템 구축’이다. 즉, 예약 시스템과 재진 팔로업 관리는 필수다. 진료 후 다음 내원 일정 예약을 받고, 예약이 이행되지 않으면 문자나 전화로 재안내해야 한다.

두 번째는 ‘보호자 교육 강화’다. 보호자에게 재진이 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인쇄물이나 메시지를 활용해 반복적으로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강력한 리마인더 시스템’이다. 예방접종뿐만 아니라 심장사상충 검사, 7세 이상 노령 반려동물 대상 건강검진, 구강 관리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리마인드 메시지를 체계적으로 보내야 한다. 이때 리마인드 메시지의 종류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 좋다.

마지막은 ‘철저한 진료 예약 시스템’이다. 대형 동물병원과 달리 소형 동물병원은 미래 예약 비율이 5%에 불과하다. 이를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게 되면 방문 건수는 물론 매출 증가로 직결되는 효과가 있다.

결국 중소형 동물병원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 보다 기존 고객을 지키는 것이다. 기존 고객의 재방문 유도, 예약 시스템 정착,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해 병원과 보호자 간의 신뢰 관계를 되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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