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수도권에 몰렸던 동물병원들이 최근에는 광역시를 중심으로 한 지방에 자리 잡으며 성공적인 운영 케이스를 보여주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형 동물병원들은 각 지역의 거점 동물병원 타이틀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점 동물병원은 지역 사회의 수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보호자들에게 고난도의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지역 내 반려동물 의료 체계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주요 임상별 전문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특화센터 및 고급 장비로 경쟁력↑
동물병원들은 보다 전문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임상별 특화센터를 구축하고 고급 장비를 도입하며, 해당 분야에서 많은 임상 경험을 쌓은 수의사를 센터장으로 내세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SKY동물메디컬센터 계양점(대표원장 박성용·김태희)은 전문적인 혈액 투석을 할 수 있는 ‘신장 투석센터’와 안과 전문 진료가 가능한 ‘안과센터’ 등 특화센터를 연이어 오픈하며 병원을 확장했다. 인천지역에서 투석 치료를 진행하는 병원은 SKY동물메디컬센터 계양점이 유일하고, 안과 전문진료를 제공하는 동물병원도 인근에 없어 지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계양구 내 동물병원 최초로 3.0T MRI를 도입하는 등 CT 및 초음파를 포함한 첨단 영상 진단 장비 라인업을 완성하며 거점 동물병원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24시 분당 리더스동물의료원(대표원장 박강효)은 최근 전문적인 정형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관절센터’를 오픈하고, 인공관절 분야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과 전문 지식을 보유한 곽상우 수의사를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3월 ‘인터벤션센터’를 공식 오픈한 부산24시더휴동물의료센터(원장 문희섭)는 부산 및 경상남도 지역에 중재적 시술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인터벤션센터’는 하이엔드급 혈관 투시 장비를 비롯한 다양한 첨단영상 장비를 도입해 보다 안전하고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하다.
지역 수의료 질 높이는 긍정적 효과
해당 지역 거점 동물병원이 되기 위한 경쟁은 지역 전체 수의료 수준을 높이고,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전에는 의료 장비나 전문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돼 심각한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현상이 나타났지만, 광역시를 중심으로 지역에 대형 동물병원이 들어서고, 경쟁을 통해 의료 수준을 높이면서 수도권에 뒤처지지 않는 퀄리티 있는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 내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는 인근 병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따라서 대형 동물병원들은 지역 세미나를 개최하며 1차 병원들과 유기적 관계를 다지며 지역의 전반적인 수의료 수준을 높이고 있다.
세미나 개최를 통해 대형 동물병원은 주위 병원과의 신뢰 관계를 돈독히 하며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고, 1차 동물병원은 세미나에 참석해 새로운 수의 지식과 대형병원의 기술 및 운영 방식 등을 배울 수 있어 윈윈하는 구조다.
거점 병원 경쟁은 단지 몇몇 병원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지역 전체의 수의료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의료 접근성, 진료 수준, 보호자 신뢰까지 모든 요소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광역시에 개원하는 동물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역 병원들 사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병원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 수의료의 질을 올리고, 상호 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