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반려동물검진센터(이하 SNU센터)’가 6월 16일 공식 진료를 개시하면서 수의사들의 반발이 격해지고 있다. 서울시수의사회(이하 서수회)는 진료 개시일 16일에 맞춰 SNU센터 맞은편에서 철폐 촉구 집회를 열고 피켓 시위를 벌였다.
항의서한에는 △SNU센터의 즉각적인 전면 철폐 △서울대 SNU 브랜드 사용 중단 △SNU센터 서울대 내 설립 △성제경 이사장의 서울대 수의대 교수직 사임과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다음 날인 17일에는 대구와 경북에서 박병용 경북지부장, 박준서 대구지부장, 박순석 원장과 윤문조 전 영천부시장 4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호소문을 통해 “우리는 싸움을 선포한다. 반윤리적 행태에 대해 이제 침묵을 거두고 분노로 일어선다”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들은 명백한 배신이자 내부 총질이다, 수의학 윤리에 대한 조롱이자 수의계 전체에 대한 반역 행위라는 격한 표현도 서슴치 않으며 개원가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제자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동료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교육자’의 탈을 쓴 탐욕의 민낯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요구사항으로는 △SNU센터의 즉각적인 전면 철폐와 △거부 시 서울대 교수진 전원은 FASAVA 관련 모든 활동에서 전면 배제할 것을 통보하면서 “조제열, 성제경 교수는 제자들을 방패로 내세우는 비겁한 태도를 멈추고 사죄하라”고 실명까지 거론하며 최후 통첩을 보냈다.
우려했던 대로 SNU센터는 오픈과 동시에 ‘오픈기념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지역병원과 차별화 하겠다는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개원가와 경쟁모드로 돌입한 명백한 상업행위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하지만 성제경 이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오픈하면서 단어 자체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태가 여기까지 올 때까지 서울대 수의대는 공식적인 입장표명 없이 외면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수의사들은 계속 침묵할 시 FASAVA는 물론 대한수의사회, 임상수의학회, 수의학교육협의체, 수의사국가시험 등 관련 정책 어디에서도 서울대 교수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작금의 사태를 수의사들이 “단지 지역 문제가 아닌 전국 수의사의 존엄을 지키는 전쟁”이라고 규정한 것처럼 쉽게 끝날 싸움으로 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다시피 SNU센터는 외부 투자금 50억 원을 유치한 사업으로 쉽게 철회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닐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빅데이터 수집이라는 당초 명분 그대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수의사들 역시 쉽게 물러설 태세가 아니다. 이번 서수회와 대구·경북지역 집회 및 1인 시위를 기점으로 대수회와 동물병원협회를 비롯한 전국 지부 회원들의 릴레이 1인 시위가 예고돼 있다.
성제경 이사장은 수의사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오해를 풀어갈 것이며, SNU검진센터가 애초 내세웠던 취지대로 운영해 나갈 것이니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영리화 문제가 다시금 수의계 화두로 떠오른 지금, 개원가와 SNU센터 간의 전쟁(?)이 결과적으로 수의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