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서 계속>
판막륜의 변형력이 매우 떨어져 있다면 수술 후 이뇨제를 고용량으로 여전히 먹고 살아야 하고, 그런 아이들이 어떻게 흘러가고있는지 지금 6개월~1년반 정도 보고 있는데 클램프 옆의 판막이 다시 녹아 나간다.
그것이 leaflet stress 때문에 판막이 쉽게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그런 아이들에서 수술을 하지 않았을 때 몇 주~몇 달 못 버텼을 것 같다는 것은, 그리고 삶의 질도 나빴을 것이라는 것은 수술하지 않은 아이들의 예후를 비교해 보았을 때 자명하다.
예를들어 보자.
[그림 5] stage B2 환자이다. 한번도 폐수종이 온 적도 없다.
일반 심초 소견은 이러하다.
- ACVIM MMVD stage B2 w/ MVP & flail of A3
- LA/LV volume overload
- systolic myocardial dysfunction; mild
- TVI w/ PH (probability intermediate)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피모벤단만 처방이 나가는 것, 리즈너블 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환자의 경식도 초음파 영상을 보자.
[그림 6] 화살표 부분이 비어 있다. 아직 많이 새진 않지만 저기로 분명 역류가 올라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환자에서 MMVD가 지금보다 진행되어서 판막륜이 좀 더 커진다고 상상하면 저 비어 있는 부분은 벌어지게 된다.
벌어지면 갑자기 엄청난 양의 역류가 올라올 것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매우 나빠질 것이다.
[그림 7] 또다른 환자의 흉부방사선이다. 이 환자는 2년간 피모벤단을 먹으면서 B2로 관리받았고, 최근에 한 번의 폐수종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퇴원이 안 되는 상황이었고,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응급실로 밀고 들어와서 투석부터 하고 있다.
이뇨제는 신장수치 때문에 더 쓸 수가 없고, 투석의 초여과 기능을 통해 폐의 물을 뺐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는가? B2라는 말은 생각보다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
이미 심장이 모양과 크기를 바꾸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판막의 상황에 따라 급하게 진행될 수도 있고, 천천히 진행이 되더라도 B2로 길게 유지하다가 나중에 폐수종 터지고 나서 그때 뭔가를 해보고 싶을 때는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있는 상황일 수 있다.
심장의 수축력은 심장이 오랫동안 커져 있으면 당연히 떨어진다. 얇은 근육이 두꺼운 근육보다 일을 못한다는 것은 말라깽이가 무거운 것을 들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다시 적절한 수술 시기 이야기로 돌아가면 폐수종이 터졌냐 안터졌냐 가 기준이 아니라 심장의 기능과 판막륜의 변형력이 충분히 남아 있을 때 수술을 하면 좋은 예후를 얻을 수 있다.
심장병 얘기 들은 적도 없는데 갑자기 폐수종부터 왔던 환자들이 심지어 그 환자들이 D단계로 직행했는데도 불구하고 클램프 수술 후 이뇨제 끊고 강심제도 끊을 수 있는 것은 다 변형력이 좋고 심장의 기능도 좋고, 심장병을 앓은 시간이 오래되지 않아서 일 것이다.
TEER든 개심술이든 보호자의 마음은 무섭고 겁이 날 것이다. 의뢰하는 주치의의 마음 역시도. 그러니까 경식도 초음파까지는 봐야 한다.
그것까지 검사해 보고 아이의 판막 민낯을 본 후 천천히 고민해도 늦지 않는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