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뇨기 회복 기적 보여줄 수 있어”

혈액투석은 최근 많은 임상수의사들의 관심이 높은 치료법 중 하나이다.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의 혈액투석/신장·비뇨기센터를 이끌고 있는 안운찬 내과원장은 오랜 기간 축적된 혈액투석 치료 결과를 바탕으로 국제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신장비뇨기학 및 혈액투석치료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수의사회,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벳아너스 CES, ‘VCRS’ 등 국내외 주요 학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혈액투석 분야를 대표하는 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Q. 강의 내용과 중점을 두는 부분은
주로 다루는 주제는 ‘혈액투석과 신대체요법’, 이에 밀접한 ‘급성신장손상 및 다양한 신장질환’이다.
강의는 첫째, ‘투석은 마지막에 시도하는 무의미한 치료’라는 고정관념을 깨고어떤 환자가 언제 투석을 받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알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둘째는 투석이 뛰어난 치료법이지만 동시에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공유해 다른 수의사들은 시행착오 없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Q. 혈액투석과의 인연과 연구활동은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 당시 다양한 신장손상과 신부전 환자를 접하면서 ‘왜 수의학에서는 사람처럼 투석이 보편화되지 못할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2016년 처음 혈액투석기를 접하게 되면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다양한 인의 자료 및 미국에서 자료와 강의를 통해 치료 방법을 발전시켜 왔다.
다른 수의사들은 좀 더 쉽게 혈액투석에 접근했으면 하는 마음에 지난 4월 ‘제1회 Veterinary Hemodialysis Rounds(VHR)’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신대체요법에 대한 수의사들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최근 ‘혈액투석센터’ 설립 붐에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 같아 뿌듯하다.
또한 혈액투석 치료 결과를 미국 ‘IRIS Renal Week’에서 포스터 및 초록을 발표해 주목받았고, 관련 논문도 SCI 저널에 게재되는 등 국내 혈액투석 분야 발전의 한 부분이 되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Renal Week에서 수의 혈액투석의 ‘God father, mother’라 불리는 세계적 멘토들 앞에서 발표했던 경험은 큰 영광이었다. L. Cowgill, C. Langston 교수님 앞에서 직접 설명을 요청받았을 때의 긴장과 떨림은 지금도 생생하다. 앞으로 한국 수의 혈액투석의 전문성을 세계로 확장해 나갈 비전을 보여주고 싶다.
Q. 지금까지 환자 예후는
현재까지 혈액투석 800여 세션을 진행했다. 지난 Renal Week에 발표했던 데이터를 기준으로 AKI 환자는 약 58.6%, ACKD 환자는 약 39.4%의 생존율을 보였으며, 보호자들에게는 대략 50% 정도라고 설명한다.
Q. 강의 준비과정과 강의 철학에 대해
강의 주제 선정은 대부분 병원 혈액투석팀이 실제로 치료 중 고민했던 증례에서 출발한다. ‘이 환자는 정말 투석이 필요했나’, ‘고양이 요관폐색 여부를 어떻게 확진할 것인가’, ‘체액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질문들이다. 이러한 고민을 정리하며, 이론적 배경과 최신 지견, 실제 케이스를 결합해 강의를 준비한다.
강의는 무엇보다 ‘공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나누는 것이 다른 수의사들의 진료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고,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으면 한다. 그래서 강의가 너무 이론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임상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Q. 임상가들의 주요 관심사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투석이 정말 도움이 되는가, 투석치료법으로 과연 환자가 살아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투석치료를 시작한 수의사들이 늘어나면서 구체적인 투석치료의 처방 방법이나 투석팀의 운영 노하우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
Q. 혈액투석 강의는 연차 상관없나
혈액투석은 신장질환 치료의 한 부분이다. 수액치료를 연차와 관계없이 누구나 배우고 시행할 수 있듯이 혈액투석 역시 관심 있는 수의사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물론 깊이 들어가면 전문적인 내용이 많지만 배우는 데에는 연차 제한이 없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는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올해 3월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 강연이다.
당시 많이 고민하던 고양이 신장질환에 대해 정리할 좋은 기회였고, 큰 홀을 가득 메운 청중 앞에서 저희 팀의 고민들을 정리하고 발표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
또 하나 잊지 못할 순간은 미국 IRIS Renal Week 직후 NC State University 투석팀 앞에서 영어로 발표했던 경험이다. 소규모였지만 수의 혈액투석의 본고장에서 한국의 사례를 직접 소개한 순간은 큰 떨림과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앞으로 더 공부해 해외에서도 한국의 치료 성과를 알리는 강의를 이어가고 싶다.
Q. ‘스마트 투석 아카데미’에 대해
병원 자체적으로 ‘스마트 투석 아카데미’를 개최해 지금까지 전국 7개 동물병원과 3개 대학에서 참여했다. 시작은 2022년 친분 있는 병원의 요청으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면서 확대됐다.
실제 임상에서 투석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집중 교육하는 것이 목표로 한 병원에서 혈액투석 담당 수의사와 테크니션 4~5명의 투석팀이 참석해 2일간 이론과 실습을 집약적으로 진행한다.
이후 베이직 과정의 확장선으로 ‘Advanced 토의 그룹’을 기획해 지난 4월에는 VHR(Veterinary Hemodialysis Rounds)을 개최, 총 12개 병원과 7개 대학이 참여했다. 오는 11월에 발족하는 ‘한국수의신장대체치료연구회’(회장 서경원·부회장 안운찬)를 통해 확대, 정례화할 계획이다.
Q. 추천하는 혈액투석 교육 과정은
국내에서는 ‘스마트 투석 아카데미’가 가장 실질적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앞으로는 수의신장대체치료연구회 활동의 일환으로 ‘Hemodialysis Bootcamp’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수의사들이 체외 치료를 접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해외 과정으로는 IRIS·ACVNU에서 주관하는 1년 반 과정의 ‘Hemodialysis Academy’, 2주마다 열리는 ‘IRR(International Renal Replacement Rounds)’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Q. 후배 임상가들에게 조언한다면
치료 과정에서 힘든 순간이 많지만 보호자보다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많은 환자들이 ‘다뇨기 회복’이라는 기적을 보여줄 수 있다. 환자 한 마리를 살리는 데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명의식으로 현장을 지키며, 지치지 말고 함께 도전해 주길 바란다.
Q. 현재 연구 분야와 목표는
본원 센터에서는 혈액투석뿐만 아니라 신장·비뇨기 질환 전반에 걸쳐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ACKD 환자의 생존율 분석, 급성 신손상 바이오마커, 이를 활용한 고양이 요관폐색 진단에 관심을 두고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국내 수의학의 강점은 최신 치료법을 빠르게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역동성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치료를 받아 더 좋은 예후로 회복하길 바라며, 이러한 성과들을 세계에 공유해 한국이 수의학의 새로운 리더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Q. 추천할만한 참고 자료는
수의학에서는 아직 투석 전용 학술지가 부족하다. 대신 2024년 발표된 ‘IRIS IHD Consensus guideline’은 반드시 참고해야 하며, 연구 논문은 주로 JVIM과 JVECCS에 게재되고 있다.
오는 12월 6~7일 한국응급중환자의학연구회(KVECCS) 학술세미나에서 ‘Urology’를 주제로 해외 유명 연자의 특강 및 미국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의 허지웅 교수의 ‘혈액투석’특강이 준비돼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