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수의사회(대표 김재영)가 지난 11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5 국경없는수의사회 심포지엄’을 열고, 연중 활동 성과를 공유하며 감염병 시대의 미래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전 세계적으로 종(種)을 넘어 확산되는 ‘종 간 감염’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 국경없는수의사회가 수행한 국내외 사업이 공중보건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라오스 현장 진료 및 백신 접종, 라오스 국가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 체계 구축, 국내 취약동물 의료지원 확대 등 연중 활동을 공유했다.
행사는 김문석 위원장의 라오스 봉사활동 보고로 시작됐다. 해당 활동에는 라오스 국립대학교 학생 52명, 한국 수의대생·수의사 29명이 참여해 산간·외곽 지역에서 3박 5일간 진료와 교육을 진행했다.
산업동물·반려동물 질병 연구 협약도 체결, 포드자동차(Lao Ford City)는 이동을 위해 차량 3대를 지원했다. 국내에서도 국경없는수의사회는 용인·안동·파주·양주·당진 등에서 수의사·수의대생 356명이 참여, 백신·검진·중성화 봉사활동을 이어 왔다.
축사에서 한정애(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을 넘어 인간으로 들어오는 바이러스의 시대인 만큼 동물복지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신종 감염병 위험도 커진다”며 “현장에서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국경없는수의사회의 활동은 더욱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으로는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실천하는 단체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도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국제 수의 구호 활동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도 “국경없는수의사회는 우리 사회의 동물보건 수준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단체”라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평가했다.
심포지엄 후반부에는 여러 패널들이 취약동물의 현실과 공중보건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정주(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 대표는 “보호소만 볼 것이 아니라 번식의 근원지인 실외사육견(마당개)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으며, 한병진(경기도수의사회) 봉사단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절망이 클 때가 있다”며 더 많은 수의사의 참여를 요청했다. 김성호(한국성서대) 교수는 “봉사는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이며, 기록에서 연결·통합·제도화로 이어져야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김재영 대표는 “올해 경북 산불 당시 100여 명의 수의사가 현장으로 뛰어들었다”며 “동물과 사람을 동시에 지키는 일이 곧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경이든 종이든 장벽이든, 우리는 그 틈을 메우는 일을 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선민(서울대 수의대) 학생은 “동물복지와 사회복지·공중보건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며 “현장의 제언이 제도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경없는수의사회는 12월 7일 당진에서 올해 마지막 봉사를 진행하며, 2026년까지 지역 공중보건 기반의 동물의료 지원 모델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